자꾸 이러면 기아응원한다-_-

내 뿌리는 전라도다. 친가,외가 모두. 지금도 외갓집가면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 듣는다.하지만 태어난건 의정부요, 어릴적에 서울에서 한 1년 살다가 다시 인천가서 약 5년 살았다.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에 다시 서울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이렇게 따지고보면 연고로 팀을 응원한다 해도, 일단 순위로는

1. 기아타이거즈
2. LG트윈스나 두산베어스, 혹은 우리히어로즈
3. SK와이번스

정도가 되겠다.

지난 번 마루쇼파에 앉아 야구경기를 보고 있노라니(미노의 끝내기 안타가 있던 경기) 엄마가 넌 왜 롯데를 응원하냐고 물어보셨다. 그 전엔 야구 보고있으면 시끄럽다느니, 저건 별종이라고 우리집가족 아무도 야구 안 좋아하는데 혼자 저러고 있다고 안방으로 들어가 드라마보시더니 장족의 발전이다. 엄마가 왠일로 내 옆에 앉아 야구에 대해 코멘트하시는 것이 신기해서 이것 저것 야구팀에 대해 종알종알하던 나는 움찔하며 그러게 하고 중얼거렸다. 심지어 부산엔 여행차,출장차 3번 정도 가본 것이 고작. 

"기아가 광주라며. 그럼 넌 기아 응원해야하는거아냐?"

음.뭐 꼭 연고팀을 응원해야한다는 야구법 제 1조 1항이라도 있는 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렇다.내가 이번 시즌 기아를 응원했더라면, 시즌 초반에는 즐겁지 아니했겠지만 이제 여름 중반에 들어가는 시점에 살아나고 있는 기아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선빈이 어린이를 맘껏 이뻐하며 응원하고, 용규콧수염을 직접 깎아주는 꿈도 꿔보고, 재주리게스의 활약에 열렬히 박수쳤을 것이다.심지어 동네 모자란 형이니, 최희삽이니, 형저메니 놀림받던 빅초이가 홈런뻥뻥 때려대는 모습에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흐느적 대는 롯데를 1경기차로 따라붙었으니 이제 곧 4위에 올라 가을에 야구하겠구나하고 꿈에 부풀었을 것이다.-_-

뭐 어린시절을 인천에서 보냈던 추억을 떠올리며 SK와이번즈를 응원했더라면 '불타는 그라운드'를 본방사수, 못 봤을 땐 재방송이라도 보아가며 즐기고,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일지언정 바로 몇 경기정도 지나면 다시 승부욕에 불타는 눈빛을 보여주는 선수들에 반했을 것이다. 최정의 이모팬이라도 되었을지도 모르고,국민 대갈 우익수 이진영선수도 예뻐했을 것이다. 벌떼마운드라고 욕하기보다 김성근감독의 스타일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데이터 야구가 뭐가 잘못되었냐고 반문했을 것이다. 선수들의 정직한 땀의 대가에 무조건 1등이라고 까고 보는 것은  나쁜 행동이라며 SK가 별로 하는 짓 없이 얄미운 존재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가을에 야구를 하니 못하니 가지고 불안불안 조마조마해 하진 않았을 거다.

서울연고팀들은 우리히어로즈빼고 그닥 정가는 팀이 없으므로;;생략.


왜 롯데를 응원하는가에 대해서는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팬이 많고 가장 재밌을 것' 같아서라는 것과 주변 지인들로 부터의 알게모르게 전도받은 것, 그리고 장원준선수 정도로 요약이 되겠다. 아직 팬으로서 아는 것도 적고 그저 매일 공부해나가는 팬이긴한데 어제 처럼 러닝머신에서 경기보다말고 이어폰던지고 티비끄고 내려와야하는 그 참담한 기분은 팬을 10년 넘게 한 사람이나 이제 막 1년도 안된 사람이나 같을 것이다. 물론 위에 '자극적인(?);'제목의 에라 확 그냥 다른 팀 응원할꺼야도 협박성 투정일 뿐이다. 이미 첫정이 들어버렸는데 어떻게 버리겠는가. 그냥 롯데 외에는 '세컨드응원팀'이니 '애정으로 지켜보는 타팀 혹은 애정으로 지켜보는 타팀선수'정도로 남을 뿐이다. 근데 이 롯데놈들은 뭐 팬들이 몇명 떠났다 다시 돌아오건, 혹은 정말로 연인과 헤어지는 마음으로 아픈 가슴 부여잡고 떠난다해도 별로 바뀔 것 같진 않다. 근성이 안 보인다. 롯데까들은 말한다. 에라이 이런 꼴리건 롯빠들은 전부 냄비근성이지.지들이 로이스터매직이라 할 땐 언제고 이제와선 좀 못한다고 금방 지랄이냐. 근데 확실히 7월 중반이후로 삼진아니면 어이없는 볼에 선풍기 휘두르는 4번타자, 어딘가 숨겨진 실력이 있는 용병이라서 아직까진 지켜봐야한다던 맥대인의 볼넷쇼, 팀의 에이스가 퀄리티스타트를 해줘도 말아먹는 타자들, 어이없는 주루플레이, 수비 실책 등등을 참고 봐야하는 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끝나고  미친 듯이 연습한다는 기사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고 자율의 야구를 자율로 놀기로 해석해서 사고치고 다니는 기사나 사회면에 터트리기나 하고 하니  이거 참 첫정이 무서운 걸 모르고 내가 발을 들였나 후회할까말까 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면 야구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일반 회사원보다 못한 연봉을 받으면서 묵묵히 땀을 흘리는 선수가 있고, 또 일반 사람이 평생 모아도 만지기 힘들 정도의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도 있다. 철저히 기업의 원리로 돌아가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면 자신이 일하는 회사(구단)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 팀, 나아가 구단,그리고 구단에 스폰서하는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건, 1등을 해서 팬을 많이 끌어모으고, 기업의 이름값을 높이며 구단관련 각종 상품의 매출을 올리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하지만 굳이 1등이 아닐지라도, 아니 꼴등이라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근성을 보여줘서 야구의 기업적인 면과는 상관없는 선수와 플레이 그 자체를 보는 수많은 어린이팬들 그리고 굳이 어린이가 아니더라도 성인팬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것도 미래의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롯데구단, 선수,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팬은 이미 만들어져있다. 몇 년을 꼴등을 해도 입장권을 제 돈 내고 사고, 종류별 유니폼을 구매해주고 그다지 좋은 시설이라 하기 힘든 야구장을 꽉 메워주는 팬들이 있다. 이제는 근성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때다. 

+ 뭐,사실 근성있는 플레이를 하다보면 1등하게 되있다. 이미 전부 프로선수인 마당에 말이다.
이런 근성을 경기에도 꼭 볼 수 있게 되길(지못미 민호)
평소 조신해보이던 원준이까지 키퍼하다말고 얼마나 급했는지 글러브끼고 뛰쳐나왔다-_-);

by 난나 | 2008/07/23 09:39 | 0.신나는 야구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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